요즘 SNS가 감자처럼 생긴 소 한 마리 이야기로 도배됐다. 친구가 링크를 보내며 물었다. “볼래? 너무 별로라서 웃겨 죽는다는 소문이던데.” 나도 스크린샷을 보고 3초쯤 고민했다. 캐릭터 모델링은 마우스로 대충 잡아당겨 만든 것처럼 엉성했고, 표범의 팔다리 각도는 뼈가 부러졌다가 제대로 붙지 않은 것처럼 기괴했다. 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황당하길래?’라는 호기심에 결국 친구와 표를 끊고 극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86분 내내 극장 안은 웃음바다였다. 상영이 끝난 뒤에도 나는 한동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머릿속에는 딱 하나의 질문만 남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대체 뭘 보고 웃고 있는 걸까?
1. 줄거리?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부분
공식적으로는 ‘중국풍의 귀엽고 힐링되는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된다. 아기 소 ‘니우라이’와 표범 ‘바오라’의 우정과 이주를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직접 보고 난 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줄거리는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요소일 것이다.
화면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3D 모델링 수준은 내가 대학 시절 무료 프로그램으로 대충 만들어 제출했던 과제와 20년 전 고전 컴퓨터 게임의 중간쯤 되는 느낌이었다. 캐릭터의 텍스처는 비를 맞아 번진 것처럼 흐릿했고, 소 떼가 두 발로 서서 걸어 다니는 장면은 너무 버벅거려서 한순간 친구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거 플레이어가 고장 난 거야, 아니면 원래 이렇게 생긴 거야?”
대사는 더더욱 강렬했다. 니우라이는 갑자기 “시간이 니우라이를 증명해 줄 거야” 같은 말을 내뱉고, 표범은 우유를 마시며 “엄마 맛이 조금 부족하네”라고 감탄한다. 그러자 니우라이는 뜬금없이 “이건 아빠만의 특권이야”라고 받아친다. 나와 친구는 서로를 바라봤고, 둘의 표정에는 아마 똑같은 말이 적혀 있었을 것이다. “방금 내가 뭘 들은 거지?” 게다가 영화 전체의 더빙은 감독 신위멍과 그의 어머니, 단 두 사람이 모든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았다. 목소리의 감정과 화면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마치 두 사람이 방에서 마이크를 앞에 두고 대본을 대충 읽어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86분 내내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꿈 장면은 아무런 맥락 없이 불쑥 끼어들고, 이야기는 너무 느리게 흘러가서 혹시 내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극장 안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 한 모자의 5년간 이어진 ‘손으로 만드는’ 집념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조금 찾아봤는데, 알고 보니 이 영화의 제작 비하인드가 영화 자체보다 더 황당했다.
감독 신위멍은 34세로, 본업은 조경 디자이너이며 영화 관련 경력은 전혀 없다. 그와 어머니 쑨리팡, 두 사람은 외부 투자도, 전문 제작팀의 도움도 없이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를 무모한 집념 하나만으로 5년 동안 이 영화를 완성해냈다.
2021년 그가 제작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ChatGPT가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고, AI 이미지 생성 도구도 지금처럼 성숙하지 않았다. 일부러 AI를 사용하지 않은 게 아니라, 당시에는 애초에 쓸 만한 도구가 없었다. 그는 중고 장비를 사서 어머니와 티격태격하며 대본을 고치고, 밤늦게까지 작업하면서 한 프레임씩 직접 다듬어 이 작품을 만들어냈다.
개봉 열흘 전까지 전국에서 팔린 티켓은 300장도 채 되지 않았고, 흥행 수익은 고작 7천 위안 남짓이었다. 상영관도 거의 잡히지 않았다. 솔직히 나라면 이쯤에서 숨어서 울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묘한 일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이 엉성하기 짝이 없는 장면들을 캡처해 미친 듯이 퍼 나르기 시작한 것이다. “얘들아, 이게 대체 뭐야?”라는 심정으로 공유한 게시물들이 오히려 영화에 불을 붙이며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려놓았다.
가장 아이러니한 건, 이들을 유명하게 만든 것이 5년 동안 공들여 전달하려 했던 ‘힐링과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결함’이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그 결함을 확대하고, 비웃고, 밈과 짤로 만들어냈다. 그런데 결국 그 모든 결함이 거꾸로 이 영화만의 가장 독특한 매력이 됐다. 다롄에서는 ‘도시 이미지에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며 한 극장이 자진해서 상영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상영을 내릴수록 사람들의 호기심은 오히려 더 커졌다.
3. 왜 ‘엉망’일수록 사람들은 열광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극장을 찾은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도대체 얼마나 엉망인지 직접 보고 싶었다. 아마 관객 열 명 중 아홉 명은 나와 비슷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극장에 들어가 보니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일반적인 영화관의 조용한 관람 분위기가 아니라, 다 같이 무너져 내리듯 웃어대는 광경이었다. 누군가는 결정적인 대사가 나올 때 박수를 쳤고, 누군가는 소 탈을 쓰고 극장에 들어왔으며, 또 누군가는 자리에서 직접 영상을 찍어 인증하기도 했다. 영화 관람이라기보다는 무슨 영문인지 모를 파티에 참석한 기분에 가까웠다.
영화가 끝난 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영화가 ‘조롱의 대상’에서 ‘열광의 대상’으로 바뀐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 반전에서 오는 신선함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온갖 화려한 특수효과 영화에 너무 많이 노출돼 이제는 웬만한 영상미에는 무덤덤해졌다. 모두가 더 정교하게, 더 거대하게 만들기 위해 경쟁한다. 그런데 《니우라이》는 갑자기 ‘난 그냥 이 정도야’라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오히려 그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가장 투박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영화가 꼭 이렇게 생겨도 된다고. 그리고 놀랍게도 이렇게 만들어도 사람들이 보러 온다고.
둘째, AI 시대에 오히려 희소해진 ‘사람 냄새’다. 한 관객의 평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결국 가짜다. 《니우라이》가 아무리 투박해도 사람이 직접 만든 것이다.” 이 말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5년 동안 싸우고 부딪히며 만들어낸 작품이라니. 오히려 그 부족함 자체가 창작자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가 된 셈이다.
셋째,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낸 집단적 축제다. 이 영화는 공식적인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고, 화제성은 전부 네티즌들이 직접 만들어냈다. 밈과 패러디 포스터, 소 탈을 쓰고 극장에 들어가는 행동까지 모두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극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집단적인 사건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모두가 함께 영화를 놀리고, 함께 웃고, 함께 무너지는 그 묘한 의식 같은 경험은 집에서 혼자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볼 때는 결코 느낄 수 없다.
4. 우리가 웃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다
《니우라이》의 흥행이 단순히 영화가 ‘엉망이라서’ 일어난 일이라고만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 이면에는 우리 젊은 세대가 쉽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감정을 정확하게 건드린 무언가가 있다.
첫 번째는 ‘진짜’에 대한 극심한 갈증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가짜처럼 느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SNS에 올라오는 사진은 모두 보정되고, 숏폼 영상의 모든 장면은 연출된 것이며, 심지어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실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너무 오랫동안 ‘가짜인 것들’에 둘러싸여 살아왔다. 그래서 《니우라이》처럼 아무런 꾸밈 없이, 서툴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작품이 등장했을 때 오히려 진짜 같다고 느끼는 것이다. 누구의 비위도 맞추지 않고, 시장조사도 하지 않으며, 관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데이터로 분석해 그대로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한 사람이 무언가를 하고 싶었고, 실제로 그것을 만들어냈다. 이런 서툴지만 용감한 태도는 지금 같은 시대에 오히려 무척 소중하다.
두 번째는 과도한 경쟁에 대한 부드러운 반항이다.
취업은 어렵고 집값은 비싸며, 사회 전체가 끊임없이 우리에게 노력하라고, 경쟁에서 뒤처지지 말라고, 계속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라고 말한다. 《니우라이》는 ‘난 그냥 이 정도야’라는 태도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모든 일에서 최고가 될 필요는 없고, 모든 기준에 맞출 필요도 없다고. 심지어 철저하게 실패한 순간에도 오히려 예상하지 못했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이것은 무작정 포기하고 대충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성공 기준에 갇혀 있던 우리를 우스꽝스러운 현실에서 잠시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마음 놓고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출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극장 안에서 보내는 86분 동안에는 아무런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모두와 함께 웃고, 함께 영화를 놀리고, 황당한 대사가 나올 때마다 친구와 서로를 바라보며 ‘방금 들었어?’라는 눈빛을 주고받으면 된다. 그렇게 다 함께 아무런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순간은 스트레스가 가득한 일상 속에서 사실 꽤나 사치스럽다. 우리가 웃는 것은 영화의 황당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에 짓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보너스 팁: ‘니우라이’를 오프라인으로 시청하기
영화표를 사서 보기가 부담스럽다면, 먼저 YouTube에서 이 영화를 통째로 감상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누군가 《니우라이》 전체 영상을 올려두었는데, 링크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rog_Z7jCco. 다만 YouTube 영상을 다운로드하려면 별도의 전용 도구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내가 직접 사용해 보고 괜찮다고 느꼈던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해 보겠다. 바로 FliFlik UltConv 동영상 다운로더이다.
- YouTube, TikTok, Instagram을 포함한 10,000개 이상의 지원 사이트에서 동영상 및 오디오 다운로드
- 내장 브라우저를 사용하여 지원되는 사이트를 열고 접근 가능한 미디어 자동 감지
- 지원되는 경우 최대 4K 또는 8K를 포함한 원본의 사용 가능한 화질로 동영상 저장
- 파일을 하나씩 처리할 필요 없이 여러 파일을 일괄 다운로드하거나 변환
- 동영상 및 오디오를 MP4, MP3, MOV, MKV, WAV, FLAC 및 기타 일반적인 형식으로 변환
- 대용량 동영상 파일을 더 작은 크기로 압축하여 저장, 업로드 및 공유를 더욱 편리하게 지원
마무리
상영이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데도 그 뜬금없는 “시간이 니우라이를 증명해 줄 거야”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여전히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니우라이》가 만들어낸 기적은 바로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AI가 넘쳐나고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지는 시대에, 가장 서툰 손길과 가장 진솔한 황당함이 오히려 가장 강력한 반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극장에서 마음껏 웃었던 우리 관객들 역시 어느새 이 반격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